“여론”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 대중의 드러난 공통 의견”인데, 세상이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믿음 또는 신앙과는 어떤 관계일까?
요한복음 6장에서 오병이어 기적 사건이 있은 후, 기적의 떡과 물고기를 맛본 사람들이 예수를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 했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강력한 여론이었다. 예수는 가만히만 있어도 유대인의 왕이 될 수 있었지만, 단호히 거절하고 떠나버렸다.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아마 그들 중에는 실망하다 못해 욕설을 퍼붓는 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예수가 이런 여론을 이용하거나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는 분명히 유대인의 왕 또는 메시야가 됐겠지만, 온 인류 구원하는 “구원주”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예수의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수께서 기적을 베푼 이유와 목적은 분명했다. 자신이 왕이 되려함이 아니라 사람들로 진리를 깨닫게 하려 함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요구 또는 여론이 그 이유와 목적에 맞지 않았으므로 단호히 거절했다.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떠나갔지만 개의치 않았다. 요한복음 6:66-67에 의하면 예수는 제자들이 떠나가도 붙잡지 않고, 심지어 사도들이 떠난다 해도 말리지 않으려는 태도였다. 예수가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사랑하지 않아서인가? 아니다! 예수 자신의 신앙 때문이었다. 여론이 자신의 신앙과 다를 때 그는 “let them go their way”의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사람은 소신(믿음)이 강할수록 사람들을 설득해서 자기 소신(믿음)에 동조하게 하거나 굴복시키려 한다. 반대로 소신(믿음)이 약할수록 여론을 이용하거나 굴복해서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려 한다. 머리가 비상한 사람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론을 만들어내려 한다. 설득 또는 굴복하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가? 결국, 대중의 관심과 추종을 이끌어내고 자신을 과시하려는 야망과 영웅심 때문 아닌가? 그것은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는 신앙이라고 할 수 없다!
예수의 신앙은, 사람들의 뜻이 자신의 신앙과 다를 때 그들 각자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떠나가는 사람들을 내버려두신 것이다. 그러면 그들을 정죄하고 포기한다는 의미인가? 아니다! 오히려 각 사람을 지극히 존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고 완전한 진리에 입각한 완전한 신앙 때문이다. 자신을 팔 자임을 처음부터 알면서도 가룟 유다를 끝까지 사랑하고, 그의 마음을 돌이키려 모든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이 이것을 증거한다. 예수의 신앙은, 하느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완전한 선택 기회가 주어질 것을 아셨다. 이 세상에서가 아니면 저세상에서라도...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이 그들에게 최종적이고 마지막의 기회였다면, 그렇게 떠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예수의 신앙은, 그들의 선택이 단지 한 발 앞서거나 한 발 뒤쳐질 뿐임을 아셨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을 붙잡고 끝까지 설득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마태복음 19:28-30에 12사도들에게 약속의 말씀을 주시면서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라고 경고했다.
선생 입장에서는 자기 학생이 가능하면 빨리 수준에 올라오기를 소망하면서 열심히 학생을 가르치겠지만, 먼저 됨이 꼭 더 좋다는 법은 없다. 월반하는 천재 학생의 인생이 별로 성공적이지 못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음식도 싱싱할 때만 맛있는 것 아니라, 때로는 숙성시키는 과정이 있은 후에야 제 맛을 내는 경우도 많이 있듯이...
예수의 신앙에서 우리가 배워야만 할 교훈은, “사람들의 마음 얻는 것보다 개인 신앙의 발전과 성숙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론은 항상 변하게 돼 있다. 신앙이 완전해질수록 여론의 영향을 덜 받게 된다. 소신(믿음)이 신앙으로 발전하지 못하면 시간과 기회가 아무리 많이 주어져도 결국 가룟 유다처럼 망하는 길로 스스로 걸어간다. 따라서, 진리를 추구하는 자는 여론보다 자신의 개인 신앙에 더 관심 둬야만 한다! 그리고 완전한 신앙은 오직 예수의 신앙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의 소신(믿음)이 아무리 대단하고 영웅적인 모습을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사람이 그를 추종한다 해도, 그것이 완전함을 증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