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6, 2017

믿음과 신앙 Belief and Faith

믿음과 신앙이 다른 의미인가? 구분돼야만 하는가?

결론적으로 그렇다! 영어로 belief와 faith는 분명하게 구분돼야만 한다. 기독교에서도 뚜렷하게 구분돼 오지 않은 사항이다. "구원 얻는 믿음"이라 할 때 일반적으로 "믿음"이라는 단어로 표현돼 왔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신앙"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믿음"은 모든 종교마다 가장 기본적인 요소고, 무신론조차 "신이 없다는 믿음"에 기초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해가 항상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며 지구는 변함없이 늘 태양을 돌 것이라는 믿음 위에서 그런 사실들을 잊고 산다. 그런 믿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한 순간도 불안으로부터 해방될 수 없을 것이다.

영어에서 belief는 명사형이고 동사형은 believe다. 반면에 faith는 명사형만 있을 뿐 동사형은 없다. believe는 인격체의 의지 작용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faith는 인격체의 의지 작용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없고 다만 결과적인 상태만 표현할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belief 또는  to believe는 그릇에 해당되고 faith는 내용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인격체의 의지 작용에 의해 "믿음"을 진행하면 그에 따른 실제 체험의 결과로 "신앙"이 생성되어 그 인격체에게 소유된다. 따라서 "신앙"은 체험 없이는 형성될 수 없다. 여기서 "체험"이란 믿는 대상과 믿는 주체 사이의 분명한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어떤 "사건" 또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믿는 대상이 절대적이고 영원하며 무한한 참된 "신격Deity"이 아니라면 어떤 체험도 형성될 수 없다. 인간의 입장에서 어떤 믿음의 대상이든 믿을 수는 있지만, 그 대상이 참 "신격"이 아니라면 거기에는 "신앙"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오직 "신앙"만이 영원한 구원을 제공할 수 있고, 우리 인간은 "믿음으로"가 아니라 "신앙으로" 구원받게 되는 것이다. 유란시아서는 이 두 단어를 분명히 구분한다.

예수님이 12사도를 부르셨을 때 그들은 각자 자신의 믿음으로 결단하여 예수님을 주님으로 따랐다. 그런데 그 중 한 명 가룟 유다는 마지막에 가서 주님을 배반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열 한 사도와 가룟 유다는 무엇이 달랐을까? 가룟 유다는 구원 받을 수 있을까? 결론은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유다에게는 신앙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살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그의 믿음은 훌륭했다. 일부 신학자들이 주장하듯, 예수가 메시야임을 스스로 드러내도록 하기 위해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려고 배반했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그런 행동을 추진할 수 있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믿음이 깊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고, 그 믿음이 진실했기에 그는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예수님을 피상적으로 또는 자기 지식이나 전통에 기초한 메시야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네바돈 우주의 창조주요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예수를 체험하지 못했기에, 그에게는 신앙이 결코 자리잡을 수 없었다. 베드로가 가룟 유다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인간적인 면으로 보면 베드로는 오히려 가룟 유다만도 못하다. 베드로는 주님이 보는 앞에서 부인했다. 양심의 가책도 그렇게 심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러나 베드로에게는 신앙이 싹트고 있었다. 물론 진리의 영을 받은 이후부터 좀 더 확실해지기는 했으나, 예수님과의 교제 속에서 확실한 체험 결과로 형성되는 "신앙"이 자라고 있었고, 미약하기는 했겠으나 바로 이 신앙이 베드로를 견고히 지탱해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했고 진리의 영을 받게 했으며 결국 위대한 사도의 임무를 완수케 했다.

우리 각자에게 이 "신앙"이 있는가? 자라고 있는가? 그것이 진정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 아닌가? "신앙"이 없으면 구원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릇(믿음/지식/의지/결단)은 훌륭한데 내용물(신앙/체험/감동/감사/사랑)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릇은 좀 허름해도 그 속에 담긴 내용물이 아름다우면 그것으로 족한 인생 아닌가? 겨자씨만한 신앙이 있어도, 어떤 돈/명예/권세/능력으로도 갈 수 없는 저 천국에 넉넉히 들어가게 되겠으니...(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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