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1, 2011

"지식은 그릇이다"

"지식은 그릇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을 내용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내용물로 자신의 빈 그릇을 채워보려고 애쓴다. 그래서 좀 채웠다 싶은 사람은 스스로 우쭐해지고 자랑하고 싶고 결국 그 지식으로 인하여 교만해진다. 반면에 자신의 빈 그릇이 상대적으로 채워지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패감과 좌절감으로 스스로 고통스러워한다. 결국에는 포기하면서 자기 위안의 어떤 방편을 만들어 내기 바쁜 치졸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이것들은 모두 지식 자체가 내용물인 줄로 착각하였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그러나 지식이 그저 그릇에 불과하다면 어떻게 될까? 지식이 많고 적음으로 인하여 조급할 것도 없고 자존심 상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릇이 어떠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릇이 아무리 볼품없어도, 그 그릇에 귀한 보물이 담겨있다면, 그것으로 그릇의 존재가치는 충분하고, 그릇은 거기에 담긴 내용물로 인하여 인정받을 것이다. 반면에 아무리 훌륭한 재료로 만든 그릇이라도 그 속에 담긴 내용물이 쓰레기뿐이라면, 위대한 듯이 보이는 그 그릇은 오히려 내용물로 인하여 더 큰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음악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작곡가는 자신의 창작품을 오선지에 그린다. 여러 가지 음악 부호들을 동원하여 자신의 악상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애쓴다. 그 오선지 자체도 음악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오선지 위에 그려진 음악이 연주되기 전에는 아직 생명력이 없다. 작곡가의 감상이 청중들에게 전달될 수 없기 때문이다. 훌륭한 지휘자와 연주자들은 작곡가의 그 감상을 살려낼 줄 아는 사람이다. 작곡가의 감상을 얼마만큼 청취자들에게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 그들의 능력을 판가름한다. 그러므로 음악은 그 감상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감상이 내용물이고 음악은 그것을 담는 그릇이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마치 음악에 있어서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와 같다. 악보 자체에는 생명력이 없는 것처럼, 지식 자체에도 생명력이 없다. 지식을 통하여 어떤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생명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식이 오히려 생명을 해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역사에 관한 지식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그것들이 사실과 다르다면 그 의미와 가치 즉 내용물은 전혀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지식이 될 것이다. 또한 그 지식이 아무리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라 하여도, 그 지식으로부터 의미심장하고 진정한 가치를 지닌 어떤 교훈을 도출해 내지 못한다면, 농기구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지만 농사를 짓지 아니하는 농부와 다를 것이 없다. 천재와 사기꾼의 차이는 백지 한 장과 같다는 말이 있다. 둘 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면에서는 같지만, 가치관에 있어서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도록 그 지식을 사용하면 천재로 칭송 받겠지만, 해를 끼치도록 사용하면 사기꾼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진정한 내용물이 될 수 있는가? 만약에 그것이 오직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에 국한되어 있다면, 그 의미와 가치는 이 세상의 것으로 제한될 것이다. 인간 개인으로 볼 때, 그의 육신이 죽게 되면, 그 의미와 가치도 그에게는 더 이상 효력을 미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의 삶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을 뛰어넘는 어떤 영원하고도 완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그 의미와 가치는 영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영원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말씀하신다. "내가 완전한 것처럼 너희도 완전하라." 영원하신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의미와 가치는 영원하다. 그것이 "내용물"이 된다면,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야말로 영원한 내용물을 담은 최고의 그릇이 될 것이다. 영원한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지혜로운 삶이 될 것이다. 성경을 지식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빈 그릇만 갖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사람은 울리는 꽹과리와 같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여러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사랑과 자비와 용서 등과 같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생명을 풍성하게 할 것이다. 성경 지식을 갖고 있으나 그 지식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낼 때 그 사람은 아름다운 내용물을 담은 그릇을 소유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지는 않고 오직 지식만을 드러내는 사람은 오직 빈 그릇의 소유자일 뿐이다.

그릇이 없으면 내용물을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지식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지식은 그릇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기억하자. 그릇을 키워갈 때마다 그 속에 어떤 내용물을 채우고 있는지 그리고 채워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지혜로운 천국 시민들이 되자.(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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