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3, 2011

현대 및 미래 기독교와 우주관(2) -현대 과학자들의 하나님 이해

현대 및 미래 기독교와 우주관(2) -현대 과학자들의 하나님 이해

1) 떼이야르 드 샤르뎅
20세기 기독교가 낳은 탁월한 사상가요 저망한 고생물학자 샤르뎅은 20세기와 21세기 기독교 신학에 큰 파문을 던져 주었다. 그는 자신의 연구 방법론적 입장을 과학적 현상학이라고 하였으며, 그 과학적 현상론이란 그의 접근 방법이 어떤 형이상학적 선험적 원리나 계시에 기초한 신학적 연구방법이라기보다, 오늘날까지 연구된 각종 전문적 자연 과학 연구 방법을 최대한 동원하여, 우주 실재를 전체성을 지닌 하나의 현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었다. 즉 경험적인 관찰과 객관적인 조사 실험을 동원하되, 전문분야별의 개별적인 자연 과학들이 다루지못하는 우주 실재의 전체성을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현상론은 에드문드 훗살(Edmund Husserl)의 심리학적 인식론적 현상학과는 조금 다른것으로, 우주적 현상을 그 전체성과 내면성에서,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성속에서 모든 현상들을 총체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었다.
1859년 다윈이 내세운 진화론이 현대 문명으로의 결정적인 전환점에 일익을 담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내세운 유물론적이며 기계론적인 이론은 참된 과학적인 이론이 될 수 없었다. 신비한 창조 과정을 무시한 그의 이론은 수세기 동안 많은 반대와 정통 기독교의 핍박을 받아왔다. 샤르뎅은 그러한 원시적인 진화론을 우주적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순간마다 계속되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 역사로 볼 때, 우주는 끊임없이 진화해가고 있다는 그의 진화론적 실재관은 신학적 도그마티즘에 갇혀 있는 정통적 사고에 큰 충격과 도전을 주었다. 그는 우주적 그리스도론과 오메가 포인트 이론을 통하여, 자연 과학의 탐구 대상의 궁극적인 진리와 그리스도 신앙이 통일되고 조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과학적 지식과 신앙의 계시적 지식이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전통적 태도를 버리고, 협력하여 그 진리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과학은 신학이아니며, 신앙의 높은 진리를 과학적 방법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이론이 신학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리스도와 피조물의 관계를 존재론적으로 연결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역사적 의미를 확실히 드러나게 하였다는 면에서, 그리스도가 실제적인 삶 전체와 역사의 주인이심을 확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우주 현상과 생명 현상속에서 확실하게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론을 밝혀주었다는 면에서 그의 공헌이 두드러졌다 하겠다.
그의 신학의 주된 관심은 하나님과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의 신학이요,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세상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사랑으로 일관되었다. 개념적인 신학과 철학적 성경 해석에 머물러 있는 신학계에, 실제적이며 존재론적인 접근을 시도하여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룩하였다. 진화론에 대한 약간의 오해와, 아직 우주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펼쳤던 그의 신학이 여러가지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새로운 시도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의 장을 새롭게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과학을 추구하는 것이 진리 추구와 동떨어진 것이라거나, 신학을 추구하는 노력이 허무한 관념론적 이론으로 끝나버린다는 극단적인 태도가 아니라, 이 둘을 묶어 보다 원대한 방향으로 이끌어 낸 그의 신학을 바탕으로, 창조적 우주론의 가능성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2) 폴 데이비스
철학이 풍미하던 시대에 철학적 입장에서 하나님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대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후로 현대 우주 과학이 이론으로써만이 아니라 관측과 실험으로 증명이 되고 있는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하나의 두드러진 경향은,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서도 하나님의 존재가 증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템플턴상의 95년도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트리아 아델라이데 대학교 교수인 폴 데이비스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70년대 이후 세계의 물리학계를 대표하는 스티브 호킹과 함께 블랙홀의 열 다이내믹 현상을 연구하였고, 시간론과 우주 밖의 생명체의 가능성 등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그는 원래 영국 성공회의 교인이었으나 조직 교회에의 소속을 거부하고 80년대부터 줄곧 우주 이론을 연구해 오던 중,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논증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는 과학적 탐구와 종교의 궁극적 추구사이에 막혀있는 담을 허물어야함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우주에는 분명히 창조주에 의한 설계와 목적이 있음을 과학적으로 논증하고 있다.
우리들이 일상 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많은 지식들중에 수학은 하나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어있다. 또한 인간이 살고있는 환경속에 자연 법칙으로써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상식적인 법칙들이 많이있다. 이러한 수학과 자연 법칙들은 하나의 전제 조건위에서 세워진것임을 보통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수학에서는 이들을 공리라고 부르며, 과학에서는 가정이라고 부르는데, 수학과 과학의 결과가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이 공리나 가정이 무너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기점으로 하여 무너졌던것이다. 이론과 실제가 같지않음이 과학적으로 발견되고 증명이 되었다. 예를 들자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직선’이라는 것은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선은 결국 무한히 큰 곡선의 일부분이며, 그 곡선은 어느 중심을 향하여 큰 원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의 중심은 어디이며, 수학과 과학의 근본을 이루는 대 전제들의 출처는 과연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이 문제가 바로 현대의 우주 과학자들이 매어달리고 있는 대 명제의 하나이다. 만일에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이 모든 우주와 창조의 주인이시라면, 그의 분명한 의도와 목적에 의해서 모든것이 창조된것이라면, 수학은 물론 모든 과학적 추구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총체적인 방정식이 있을것이며, 우주의 모든 현상들이 여기에 맞추어서 설명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그의 연구를 통하여 우주의 모든 현상들이 전혀 우연이 아닌 ‘어떤 원칙’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만일에 우연히 우주가 창조되었다면, 거기에 적용되는 법칙들도 우연히 되어야하고, 무수히 많은 서로 다른 법칙들이 각기 다른 우주의 부분들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우주에는, 아직 과학이 분명히 밝혀내지는 못하였지만, 우주 전체에 적용되는 법칙들이 존재하며 또한 많은 것들이 발견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법칙을 만들고 주관하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앞에서 현대의 신학자들이 나름대로 하나님의 실체에 대하여 형이상학적인 여러 가지 개념들로써 설명해보려는 시도를 해 오고 있음을 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과학적인 방법으로도 하나님에 대하여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우주 관측에 의하여 하나님을 그대로 발견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우주의 모든 일반 법칙과 현상들을 통하여 시간과 공간의 비밀을 밝혀 본다면, 하나님의 의도가 무엇이며, 그의 역사하심이 우주안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인간의 이성의 힘으로도 어느 정도 밝혀 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 특히 우주 물리학자들의 견해인 것이다. 생체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세포 조직의 모든 비밀을 캐내었다고 한때 흥분하였다. 그러나 그 세포 조직속에 생명의 신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비밀을 깨달은 그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다. 이제 그들은 초현대 과학을 통하여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역사하심이 어떤것인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과학을 통하여 성경의 기록된 내용을 문자적으로 해석해 보려던 시도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으며,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우리는 이 광대한 우주속에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성의 힘,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그 힘에 의하여 우리는 이제 하나님의 비밀을 조금씩 맛 볼 수 있는 시대가 전개될 것이다.


3) 최근의 우주 과학
20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우주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극에 달하였다. 양차 대전과 핵폭탄으로 말미암은 불안감은, 지구밖의 어떤 거주지를 동경하게 만들었으며, 첨단 과학자들은 그러한 대중들의 갈망에 대하여 희망에 찬 약속을 제시하였다. 인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성취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 만능의 사조는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지구밖에서는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절망감과 함께, 신성하게 여겨오던 우주를 침범하였다는 종교적 갈등이 팽배해졌던 것이다. 지구의 위기와 인류의 종말이 다각도로 거론되었다. 여기에 편승하여 현대 신학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신학적 허무주의와, 수없이 많은 갈래로 나뉘어진 신학들의 지류속에서 갈 바를 알지못하고 무력감에 빠져버렸다.
그 동안 신학을 간신히 지탱해 주었던 것들 중의 하나는 과학에 대한 증오와 반격이었다. 인간이 원하는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극단적 인본주의에 빠져있는 과학이야말로 종교에 가장 적대되는 것이었으며, 신앙을 좀먹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과학 교육의 세대들 특히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모두 교회를 떠나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20세기 말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신비와 우주 생성의 비밀앞에서는 과학자들도 솔직하게 두 손을 들어버렸다. 그들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있으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우주 밖으로 여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사실이며, 부인할 수 없는 과학의 공헌이다.
천문학자들과 우주 과학자들에게 그리고 심지어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신학자들에게 있어서 1995년은 마치 코페르니쿠스가 1543년에 발간된 책을 통하여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의 충격만큼이나 강력한 논쟁이 대두된 해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후 우주론에서 가장 혁신적인 이론으로 손꼽히던 우주 팽창설이 도전을 받았으며, 그 도전은 다만 이것 만으로써가 아니라 확실한 자료를 근거로 하기 때문이었다. 대기권 밖에 띄워놓은 허블 천체망원경으로부터 실제적인 자료를 수신한지 2년여가 지난 1995년에 이르러, 그 자료들이 컴퓨터에 의해 분석되고 있으며, 그 결과 우주가 팽창하는 것만이 아니라 수축하는 현상도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게 되었던 것이다. Big Bang 이론의 선구자인 영국의 스티브 호킹은 우주가 엄청난 대 폭발로 인하여 탄생되었으며, 하나님이나 신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의 우주 과학적 관찰에 의하면, 이 우주안에는 수없이 많은 소 우주들이 있으며, 그 소 우주들은 독립된 집단을 형성하고 어떤 소 우주는 팽창의 과정에, 또 어떤 소우주들은 수축의 과정에 있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었다. Big Bang 이론이 맞다면 하나님이 존재하실 자리가 없다. 그러나 그 이론의 제한성이 증명되고 있으며, 우주 안에 실체로 존재하고 있는 확실한 어떤 시스템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세계의 과학자들은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폴 데이비스가 말하는 우주안의 어떤 목적이 밝혀지게 된다면,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인류의 역사만이, 또는 선지자의 영감만이 계시의 방편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창조하신 이 우주 전체가 계시의 방편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 과학도 그 범위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생명있는 진리를 올바로 캐고자 하는 생명 공학과 우주 과학은 신 개념을 더욱 확장하고 진리에 접근하도록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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