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년 전에 건설된 이집트 기자의 ‘그레이트 피라미드’에서, 비행기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30m·폭 15m 크기의 새 공간(空間·void)이 발견됐다고,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가 2일 보도했다. 물리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우주선(宇宙線) 촬영 기술을 이용해 이 공간을 발견했으며, 19세기에 이 피라미드 안에 통로가 발견된 이래 이런 크기의 공간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당시 파라오였던 ‘쿠푸(Khufu)’에 의해 BC 2560년경에 세워졌으며, 높이 139m로 서기 1300년까지 인간이 만든 최대의 건축물이었다. 또 이집트의 다른 피라미드가 파라오의 무덤 위에 세워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피라미드 안에 파라오와 왕비의 무덤을 비롯한 여러 석실(石室)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집트 카이로대학의 ‘헤리티지 혁신·보전 프로젝트’ 팀과 이집트 정부는 피라미드의 외관을 해치지 않고 소립자 물리학 기술을 이용해 피라미드 깊은 곳까지 스캔하는 ‘스캔 피라미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돌을 관통할 수 있는 아원자인 뮤온(muon)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우주선(宇宙線) 촬영 기술을 적용했다고. 이는 X 레이 촬영과 비슷하지만, 더 깊은 곳까지 촬영할 수 있다.

‘뮤온 스캔 기술’은 피라미드의 내부와 주변에 특수 ‘판’을 심어서 진행됐다. 비가 내릴 때 빗방울이 빈 공간은 통과하지만, 단단한 표면에서는 흡수되거나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어떤 게 돌이고 아닌지를 식별해 공간의 궤도를 연구했다. 피라미드 내부에 발견된 구멍을 3각 측량하기도 했다.

피라미드의 내부에 뭐가 더 있는지는 지금까지 수년간 논쟁이 있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의 내부를 들여다볼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이번에 이 새로운 빈 공간이 발견됐지만, 공간의 용도를 알 수 없어서 궁금증은 증폭된다. 이 빈 공간은 지금까지 드러난 피라미드 내 ‘통로’로부터도 차단돼 있어, 현재로선 접근할 방법이 없다.
‘헤리티지 혁신·보전 프로젝트’를 이끄는 메디 타요비(Mehdi Tayoubi)는 “발견된 피라미드 내부 공간은 여러 구조로 이뤄졌을 수도 있고, 방일 수도 있고, 아니면 왕의 묘실로 연결되는 통로인 대회랑(Grand Gallery)일 수도 있다”며 공간의 용도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빈 공간은 처음 지을 때부터 ‘숨겨진’ 곳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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