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일치와 불일치를 따질 수 없다. 왜냐하면, 유란시아서는 물질적 우주의 구조, 영적 세계의 전체 구성과 운영 체계, 그리고 필사자 상태에서 완결성취자(finaliter)에 이르기까지의 단계를 비교적 상세히 보여주는데 마치 대형 건물의 "설계도"와 같기 때문이다. 반면에 성서는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한 가장 기초적인 첫 단계를 따로 떼어 "모델 하우스"를 지어놓은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아파트를 지을 때 설계사가 완전한 설계도를 먼저 그린다. 사람들에게 아파트를 분양 판매하기 위해서는 그 설계도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설계사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건물 모형과모델 하우스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 모델 하우스를 돌아보면서 가구와 기타 생활용품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자기 식구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비로소 계획할 수 있다.
성서는 마치 그러한 모델 하우스와 같다. 유란시아서가 나타나기 전에는 전체 건물 중 극히 일부분만 볼 수 있는 모델 하우스가 전부였다. 그 다음에 어떤 부속건물들이 있는지, 전체 아파트 단지의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어렴풋이 유추해 볼 수 있을 뿐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모델 하우스가 원래 설계도 대로 지어졌는지도 알 수 없었다. 원래 설계도와는 다르게 지어진 부분도 많고, 잘못된 재료나 부품들을 사용한 부분도 많았다. 일꾼들이 자기 멋대로 바꿔버리거나 설럴설렁 대충 마무리한 부분도 많았다. 심지어 주변 환경에 맞지 않아서 곰팡이 슬고 썩어버린 부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 모델 하우스가 꼭 필요하다. 설게도가 아무리 완벽해도, 그것만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성서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잘못된 민족주의와 율법주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성서는 모든 진리 탐구자에게 필독 도서 중 첫 자리를 차지해야만 한다. 설계도에 맞춰 잘 지어졌는지,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내가 내 아파트를 직접 짓게 된다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쳐서 지어야 하는지, 마치 문제 많은 모델 하우스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판단하는 것 같은 유익을 주기 때문이다. 미가엘 예수가 오심으로써 그 모델 하우스가 비로소 완성됐다.
완전한 설계도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이 사실!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설계도는 설계도일 뿐, 그 설계도에 따라 집을 지어가는 것은 우리 필사자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몫이다. 기초부터 잘 다져야 한다. 한 가지 명심할 점은, 누구든 아무리 잘 지으려 해도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건축가이신 우주적 아버지께서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아시기에, 삐뚤 삐뚤 제멋대로 집을 짓고 있는 자기 자녀들을 보시며 흐뭇한 미소로 보고 계실 것이다. 사람은 한 번 잘못 지은 집은 완전히 부수고 다시 지어야겠지만, 완전하신 우주적 아버지께서는 자녀가 자기 잘못을 발견하고 원래 설계도에 맞게 고쳐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렇게 바꿔주신다. 얼마나 멋진 아버지신가! 그 아버지가 내 아버지시니,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염려하랴! 설계도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지어가는 집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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