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15, 2011

UFO를 보면 어떡하든 접촉하려고 준비했는데...




"우주에서 본 지구는 보호해줘야할 만큼 작고 약해 보였습니다. 지구를 해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해선 안될 것 같더군요."

1991년에 '6개월 우주 생활'이란 대기록을 세운 러시아 우주비행사 엘라나 콘다코바(51.여.사진)가 이 말을 할 때, 그녀의 표정은 아픈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와 같았다.

제8차 한.러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그녀를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금발의 미녀인 콘다코바는 약간 마른 얼굴이었던 우주인 시절보다 살이 약간 오르고 표정도 훨씬 풍부했다. 지금은 8년째 러시아 두마 하원 의원을 하고 있는 정치인이다. 딱딱한 정치 이야기를 피해 우주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구 상공 400㎞에 떠 있는 미르 우주 정거장에서 겪은 경험을 말할 때 그녀의 눈빛은 별처럼 반짝였다.

"지구의 땅과 바다를 보는게 흥미롭고 신기했어요. 암흑 같은 우주를 배경으로 떠 있는 푸른 빛의 지구는 잊을 수 없는 풍경입니다. 깊은 바다속을 헤엄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녀가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보면 어떡하든 접촉하려고 준비했는데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고 말할 때엔 아쉬움도 묻어나왔다.

귀환 시점이 다가오자 지구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첫 비행 때인 91년엔 지구에 8살 딸이 기다렸고, 두번째 비행인 94년 때엔 그 딸이 11살이 돼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더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주비행은 마약 같은 것이라고 한다.

남들은 한번도 못하는 우주 경험을 두번이나 한 것이 '어릴 때 꿈이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싱거웠다. "꿈은 꾸지도 않았다"며 "대학을 졸업한 뒤 오빠가 일하던 우주 비행사 양성소에서 일하다가 시험에 합격한 것이 계기"라고 밝혔다. 250대 1의 경쟁을 뚫었지만 생각지도 않은 길을 걷게 된 건 운명의 조화인 것같다고 설명했다.

여성 우주인의 능력에 대한 설명도 건조하기 그지 없었다. "남성보다 체력적으로 강한 것은 필요하지 않다. 우주인에겐 온갖 문제를 해결해야는 지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신장은 180㎝를 훨씬 넘었고 체격도 우람했다. 악수를 해봤다. 손이 보통 여성보다 훨씬 컸고, 손아귀 힘도 보통이 아니었다. 그녀는 쑥스러운지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한때 우주 비행사였던 남편이 "우주여행은 두 번이면 충분하다"고 충고해 99년 비행사를 그만두고 하원 의원이 됐다.

모스크바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여성 우주인 후보자에 대해 "훈련과 함께 러시아의 문화와 사람을 체험하는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